'Planting in a Post-wild World' 일부 번역
출처 박상길(facebook)
박상길 선생(facebook)의 자료가 좋아서 모아둡니다.
★ 주제 1: 과거의 자연과 실현가능한 자연(Nature as it was, Nature as it could be)
새로운 희망: 식재 디자인의 미래
시계를 1600년대의 자연 경관으로 되돌리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없다. 자연스러움을 오로지 인간의 개입이 없는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미래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대신에 자연주의(Naturalism)는 진실로 인본주의(Humanism)와 다를 바 없다는 확신으로부터 미래는 찾아온다.
그렇다면, 과연 미래의 식재는 정확히 무엇인가?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신이 살고 있는 집 바깥으로 눈길을 돌려보라. 그리고 주변에서 자라고 있는 이곳저곳의 잡초 군락을 찾아보라. 그런 후 그 곳에서 자라는 그들의 다양성과 그들이 어떻게 서로 어울리면서 촘촘한 융단을 형성하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라. 또는 더 좋은 사례를 위해 근처의 자연을 탐방해보라. 그리고 초원 또는 숲의 주연부에서 식물들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가까이 들여다보라. 그러면 그 곳에는 맨흙이 거의 없고 다양한 식물들이 각각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사진 1). 그 다음 당신이 살고 있는 마을로 돌아온 후 당신이 지켜본 야생의 식물군집과 조경 또는 정원의 식재를 서로 비교해보라. 야생에서 식물이 자라는 방식과 정원에서 자라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이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당신의 식재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열쇠이다.
사진 1 설명
Aster divaricatus, white wood aster(까실쑥부쟁이와 유사함)가 지표면을 촘촘히 덮고 있는 설설고사리Thelypteris decursive-pinnata, Japanese beech fern 밑을 감싸고 있다.
자연과 정원 사이에 놓인 단절을 연결하기
식물이 야생에서 자라는 방식과 정원에서 자라는 방식은 너무나도 다르다. 자연에서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조차도 번성하는 식물들이 있다. 반면에, 정원에서는 비옥한 흙과 충분한 물로 그들을 돌봄에도 불구하고 그 식물들은 종종 활력을 잃어버린다. 자연에서는 식물들이 지표면을 가득 채운다. 반면에, 너무도 많은 정원에서는 식물들이 띄엄띄엄 놓여 있고 잡초억제를 위해 과도하게 멀칭되고 있다. 자연에서는 장소의 특성에 맞게 서로 적응한 식물들이 하나의 질서를 형성하고 시각적 조화를 보여준다. 반면에, 우리의 정원은 흔히 서로 다른 서식처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한 데 모이는 수집 장소이고 단순히 우리의 개인적 선호에 따라 배치되곤 한다.
너무나 오랫동안 식재 디자인은 식물을 군집이 아닌 개체로서만 다루어왔고 이들을 오로지 정원을 장식하는 대상물로 취급해 왔다. 서로 연관성이 없는 식물들이 단지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의도에 따라 한 데 섞인다. 이처럼 힘든 일을 수행하는 디자이너와 정원사를 돕기 위해 식물 조합, 숙근초 화단, 색상의 조화를 다루는 수도 없는 책들이 널려 있다. 그러나, 책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정원 관련 책들은 여러 가지 팁과 정보를 제공해주지만 정작 식물들이 함께 어울려 지내는 역동적인 방식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자연발생적인 식물군집으로부터 얻는 디자인 영감
식물군집과 함께 하는 디자인 구성은 자연을 경관과 연결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태적 식재와 전통적 원예의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 지난 십년 간 자생종 및 생태적 식재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관행적 정원 및 원예에 빠져 있는 사람들 사이에 불화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자생종과 외래종의 사용을 둘러싼 논쟁은 정원사를 양극단으로 몰아 왔다. 이로 인해 어떤 부류는 진정으로 ‘녹색’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평판에 대해 내심 불편해 하고 다른 부류는 환경에 대해서만 신경 쓴다는 이유로 냉대를 당하고 있다. 둘이 서로 나눌 수 있는 중요한 대화는 곧잘 이념논쟁으로 비화되고 만다. 그러나, 가장 좋지 못한 것은 논점이 지나치게 ‘무엇’을 식재할 것인가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정작 정원사와 디자이너에게 더욱 중요한 질문인 ‘어떻게’ 식재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 데 있다.
(자연의 식물군집 그 자체가 아니라) 설계된 식물군집이라는 개념은 양자가 서로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는 보다 많은 다양성과 더 좋은 생태적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생식물을 옹호하는 데 주로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에게 보다 폭넓고 진정으로 생태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또한, 층위 식재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작은 공간일지라도 그 곳에 유익한 식물을 훨씬 더 많이 식재할 수 있음을 뜻한다. 경관 속에 더 많은 자연을 담고 싶어 하지만 역사 속에 존재했던 자연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한 딜레마를 이 시대는 안고 있다(사진 2).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과거 그 곳에 어떤 식물이 자라고 있었는가가 아니라 앞으로 그 곳에 어떤 식물이 자랄 것인가이다.
사진 2 설명
일로노이의 주택정원을 위한 아담 우드러프Adam Woodruff의 디자인은 미국 자생종인 실피움속Silphium, 밥티시아속Baptisia, 에키네시아속Echinacea, 쥐꼬리새속Sporobolus과 외래종인 페로브스키아속Perovskia, 아쿠티플로라칼라마그로티스 ‘칼 푀르스터’Calamagrotis x acutiflora ‘Karl Foerster’의 예술적인 혼합을 보여준다.
※ 출처: Thomas Rainer & Claudia West. 2015. Planting in a Post-wild World. Timber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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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3 : 수직 층위에 적합한 식물로 지면을 촘촘히 덮어라- 평면도의 한계
지피 식물ground cover은 제대로 기능하는 식물 군집을 조성하는 데 관심이 있는 우리들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개념이다. 야생의 세계, 그 곳에는 사막과 극한적인 환경을 제외하고 맨흙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정원과 경관 속에는 맨흙이 도처에 나타난다.
관행적인 식재에서는 많은 경우 식재지를 식물로 충분히 채우지 않고 흙이 드러난 채 비워둔 결과 지표면은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어 왔다. 이것은 토양 온도를 높이고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토양 습도의 빠른 증발을 일으키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키가 큰 식물들 사이에 세덤sedum과 같은 지피 식물을 심으면 미기후microclimate와 성장 환경은 크게 개선된다. 또한, 토양 온도가 적절하게 유지되고 식물 뿌리가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습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특히 까다로운 성장조건이 요구되는 식물종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사진 1).
평면도에 기초한 설계에 익숙한 디자이너에게 다면적인 식재 층위를 표현하는 일은 흔히 쉽지 않다. 원형과 선형hatching으로 표현된 식재 도면은 겉으로 보기에는 식재지가 꽉 차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을 살펴보면 관목과 교목 아래 많은 부분이 맨흙으로 남아 있다(그림 1). 실제로 조경가들은 단일 수종으로 집단을 구성하는 그래픽을 사용하여 자신의 식재 디자인을 즐겨 표현한다. 그러나, 평면도뿐만 아니라 입면도와 투시도를 식재 디자인에 적용한다면 식물들이 어떻게 수직적인 층위를 형성하며 자랄 수 있는지에 대하여 보다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다양한 식물들이 각자의 층위 속에서 서로 맞물리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입체적인 평면도를 활용한다면 디자이너는 식물의 다면적인 층위를 살려서 설계를 할 수 있다(그림 2).
그림 1 설명
평면도Plan view: 지피층이 촘촘한 것처럼 보인다.
입면도Section cut: 맨흙을 드러내 준다.
투시도Perspective: 맨흙의 분포 정도를 보여준다.
그림 2 설명
식물군집 설계에 나타난 층위들
구조 층위Structural Layer
계절별 주제 층위Seasonal Theme Layer
지피식물 층위Ground Cover Layer
※ 출처: Rainer & West. 2015. Planting in a Post-wild World. Timber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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