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감을 높이는 수목의 원근 연출방법
공간의 깊이감
현재 설계(or시공)하는 부지에서 공간감을 어떻게 표출하느냐는,
조성후(완공후) 그 공간이 고객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는 녹량감의 많고 적음의 단순 문제는 아니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 수목이 없이도 매력적인 공간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본업이 조경이므로,
조경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고민해보고자 한다.
이중에서도 (입체감을 가진 덩어리로 구성되는) 수목 배식과 공간감의 관계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 고민의 출발은 공간감이 살아날수록, 그 공간의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개인적 경험(사고실험)을 전제로 하고 있다.)
우리가 이해하는 공간은 가까이는 크게, 멀리는 작게 보인다.
이를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같의 규모(면적)의 공간이라도 공간감이 전혀 달라지는데, 수목배식으로 이를 의도적으로 연출하는 것이 이글의 목적이다.... 주된 의도는 좁은 공간에 공간감을 더 크게(깊게) 만드는 것이다.
01)
아래의 그림은
같은 크기의 수목을 앞뒤로 심은 것을 표현한다.
당연히 가까이 있는 나무는 크게 보이고, 멀리 있는 나무는 작게 보인다.
02)
만약, 그 다음 그림처럼
앞의 나무를 큰 것을 배식하면, 공간감은 어떻게 달라질까?
같은 식재간격이라도, 앞에 큰 나무를 심으면 공간감은 더 크게 느껴진다.
앞의 나무의 녹시율(각)이 더 크기 때문에, 이 영향으로 공간감을 왜곡(강화)시킨다.
(앞의 대형나무로 인해 실제 거리보다는 왜곡(착시)된 공간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앞의 나무가 적절히 커진다면, 공간감은 더욱 살아날 것입니다.
03)
2번과 같은 나무지만, 반대로 식재(앞에는 작은 것, 뒤에 큰 것)하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아래 그림은 앞뒤 나무사이에 녹지율(각)은 큰 변화가 없다.
2번의 구도와 비교해 보면,
큰나무는 2번 위치때보다는 작게(볼류감 축소) 느껴진다.(멀리 있으니까 당연히 작게 느껴진다)
그리고, 공간감도 작아진다. (공간감을 인식할 녹시율(각)의 변화가 적다.)
(--> 참고로, 이런 경우는 나무사이에 다른 오브제를 넣어서 거리감을 인식시켜버리면 공간감이 살아나기도 한다.)
수목 배식시, 앞에 큰나무를 심고, 뒤에 작은 나무를 심는 것이 공간감에서 효과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도면상으로는 아래 그림처럼 앞에 작은나무를, 뒤에 큰 나무를 심는 것이 아름다울 것 같지만(스카이라인으로 잘못 해석), 시공효과는 반대이다.
(--> 참고로, 스카이라인은 수목이 앞뒤(세로로, 공간으로)가 아니라, 옆으로(가로로, 선형으로) 배식될 경우, 스카이라인 개념이 성립된다.)
(아이뷰보다 낮은 곳에서 연출되는 초화의 경우도 앞에는 작은 것, 뒤에는 큰 것을 연출하기도 하지만(공간이 단정해진다.), 반대로 앞에 큰 것을 일부 던져심으면 초화(군식)간의 공감감이 더 살아난다.)
04)
아래의 그림을 보자
앞에 큰나무가, 뒤에 작은 나무가 있다.
앞서 언급한 제 주장처럼, 공간감이 적절히 살아난다.
그 아래 그림처럼
뒤의 나무가 (같은 시각선상에 있지만) 좀더 작은 나무로 앞으로 당겨보면 어떨까?
나무간 실제 거리는 많이 당겨지지만,
공간감은 실제거리가 준만큼 줄지 않는다.
(좀 과장하면 유사한 공간감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공간 연출기법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이점을 활용하면 된다.)
좁은 면적(거리)일 때, 실제 거리에서 느껴지는 공간감보다 공간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앞에 대형나무(오버사이즈)를 심고, 뒤에 작은 나무를 심어주면
동일한 나무를 심었을 때보다(또는 1주만 심었을 때보다) 공간감이 확연히 살아난다.
05)
공간감은 단순히 앞뒤로 있다고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시선상에서 볼 때, 앞에 수목이 뒤를 살짝 가릴 때(중첩될 때, 관계성을 맺을 때) 확실히 살아난다.
거리감(원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중첩할 때라는 의미이다.
06)
아래 그림은
앞에는 큰 나무를 심고, 뒤에 작은 나무를 심어서 공간감을 만들었다.
그리고, 중간에 맨뒤 나무보다 작은 대관목(소교목 등)을 배치한 형태이다.
사람의 시선으로 볼 때는, 대관목이 뒤 나무(하부)줄기를 일부 가려줄 것이다. (당연히 앞에 있는 것이 뒤를 가린다.)
이때, 공간감이 가장 많이 살아나고, 아름답다.
가운데 대관목이 원근감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수목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며,
점경물등의 시설물에서도 발생한다.
앞뒤 나무사이에 다른 오브제(벤치, 소품 등)이 있어서 뒤 나무의 수간을 좀 가려준다면
공간감은 극도로 높아진다.
07)
또다른 이야기로
앞뒤가 수목일 때만 공간감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시설물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생긴다.
앞의 시설물의 입체감(매스감)이 클수록 효과적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주로 박스형태(내부가 모두 채워짐) 보다는
프레임형태(내부가 적절히 비워져 뒤가 보임) 일때 효과적이다.
08)
사례사진들을 보자...
앞에 대형목이 식재되어 있다. 대형목으로 인해서 공간감이 살아났으며, 뒤에 서양측백으로 인해서 공간감이 더 커졌고, 그 중간에 대관목이 넣어져 공간의 원근감이 극도로 살아난 케이스다. (매력적인 공간이다.)
두개의 프레임형태의 오브제가 있다. (앞은 문주개념, 뒤에서 장식물 개념)
앞에 큰 프레임을 만들어서 공간감이 살아났다. 또한 오브제 중간에 다간형의 단풍, 테이블이 첨가되어 공간감이 확연히 살아난다.
아래사진은 앞에 붉은색의 큰 프레임구조물이 있고, 뒤에 수목이 배치되어 있다.
붉은색 프레임뒤에, 그 보다 작은 대관목을 심어서 경관(액자풍경)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서는 위사례와 다르게 연출이 되어 있다.
프레임과 뒤의 대관목사이에 원근감을 느낄 수 있는 중간소재를 넣은 게 아니라,
반대로 프레임앞에 벤치+대관목을 놓아서, 프레임과의 원근감을 살려내서, 공간미를 느끼게 한다.
앞에 큰나무를 심고, 뒤에 작은 나무를 심어서 공간감을 발생시킨다.
그(앞뒤나무)사이에 벤치를 놓으므로 해서 공간감(원근감)이 훨씬 강조되었다.
아래사진은 소실점을 활용해서 공감감을 형성한 사례이다.
공간을 볼때, 소실점이 잡힌다는 것은 (미술시간에 수업을 들은 사람은) 다 아는 사항이다.
아래사례 공간은
소실점을 좀 과하게 왜곡해서(소실점을 인위적으로 좀더 당겨서) 실제공간보다 넓어 보이게 만들었다.
다만 아쉬운 건, 원근감을 느낌수 있도록 다른 오브제를 적절히 활용했다면 공간감을 더 살았을 텐데 하는 점이다.
앞에 큰 수목을 놓는다 던가 했다면, 중간의 벤치가 원근감을 느낄수 있는 중간 매개체 역할을 했을 것이고,
길이 소실점을 의도적으로 줄였기 때문에 공간감이 더 살아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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