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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식재 디자인/[식재] 디자인★

★설계를 왜 이따위로 했어 (조경에서 배식도면이해하기)

by 장선생! 2010. 12. 18.

우리들은 흔히 현장에서 이런말들을 많이 사용합니다.

'왜 설계를 이따위로 했어. 재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대충 설계해서 시공하기도 힘들다고....'

 

이런 자기 합리화속에서

고객사 담당자(발주처 감독)와 수목수배가 어렵다는 등, 현장과 맞지않는다 등의 사유로 설계변경이 진행됩니다.

 

이런 일련의 메카니즘을 겪으면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과연 왜이렇까요

 

우리들이 시공현장에서 설계도면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런 고민들 속에서 나름대로의 의견을 피력해 봅니다.

 

 

 

 

조경도면(배식도면) 이해하기

 

 

조경도면(배식도면)을 보고 이해한다는 것은 

수종과 식재위치가 어디인지(어디에서 몇m 떨어졌고, 무슨나무를 심어야 하는지) 를 기능적으로 파악하는 게 아니라,

식재의 컨셉을 보고 해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도면에서 무슨 수종을 어디에 심는냐를 보는게 아니고,

어떤 볼륨의 나무를 어떤 컨셉으로 배색해야 하는냐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좀 난해한 내용일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접근해 볼께요

 

 

 

 

1. 나무규격에 집착하지 말고, 규격별 볼륨을 먼저 생각하자

   (금액의 기준이 되는 R12,R15등)

 

 

아시다시피 나무는 타 공종의 자재들과 달리 농산물로서 규격화가 어려워

규격표기로 설계를 해도 구매 반입하는 수목은 천태만별입니다.

 

-예, 같은 규격의 청단풍 R12라고 해도 밀식된 수목은 수고가 4M가 넘기도 하고, 

  간격을 넓게 관리를 해서 키운 나무는 수고가 2M정도 밖에 안되기도 합니다.

-또한, 예를 들어 R12, R15의 청단풍을 구매반입해보면 상식적으로는 R15가 R12보다

 키가 크고 수형이 더좋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반대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부분에서 제일큰 함정(딜레마)이 있습니다.

즉, 설계자는 표준설계를 하기 때문에 설계자의 의도는 R15 나무가 R12보다 크고 좋다는 사고를 전제로 설계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시공자는 도면을 이해할 때,

규격표기에 집착하지 말고 R15로 설계된 수목의 위치가 R12로 설계된 수목의 위치보다 

볼륨이 좋은 나무를 심어야 함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반입한 수목이 R12가 R15보다 수형의 느낌이 좋다면 식재위치를 반대로 심는 것이

도면을 제대로 이해해서 심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현장에서 스카이라인이 어쩌고 하는 것이 뭡니까, 볼륨이 크고 잘생긴 놈을 가장 잘보이는 가운데 놓자는 것 아닙니까

이것 좀 더 깊게 생각해보면, 볼륨이 크고 잘생긴 놈을 중요한 자리에 먼저 놓는 것이 맞다는 겁니다.

 

 

 

 

2. 수종별 위치보다 규격별 볼륨의 위치가 먼저이다

 

 

다음으로 청단풍(R15)과 산딸나무(R12)를 독립수로 설계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설계자는 상식적으로 청단풍(R15)의 볼륨이 산딸나무(R12)보다 크고 잘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산딸은 꽃이 피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설계자는 1차적으로 청단풍(R15)을 산딸나무(R12)보다는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자리에 우선 배식 할 것입니다.

다음에 산딸나무(R12)가 꽃이 폈을 때 잘 보일 수 있는 자리에 위치를 정할 것입니다. 

 

(제가 틀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이렇게 설계합니다. 왜냐하면, 청단풍(R15)이 산딸나무(R12)보다 비싸기 때문에

당연히 비싼 나무를 싼나무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놓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싼나무를 심을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우는 전 같은 규격의 R12로 설계할 겁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시공할려고 수목을 반입한 경우 설계자의 생각대로 청단풍(R15)가 산딸나무(R12)보다

수형이 좋고 볼륨이 크면 금상첨화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아주 흔히 발생합니다.

(즉, 산딸나무(R12)가 청단풍(R15) 보다 키도 크고 더 잘생겼단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청단풍(R15)과 산딸나무(R12)의 위치를 바꿔서 심어야 합니다.

그것이 도면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목별 고유한 특성과 질감, 계절감은 있으나  4계절을 놓고 생각해볼 때, 

4계절 모두 인식되는 볼륨보다는 상대적으로 짧은 연출입니다.

따라서, 수종에 집착하기 보다는 규격별 볼륨에 우선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3. 스스로 연습하기

 

 

그럼 앞으로 도면을 제대로 이해하는 맘을 가지기 위해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전 이렇게 접근합니다..

 

 

 

1) 도면을 볼때, 보는 순서를 정합니다.

 

- 첫째, 포인트목(대형목, 소나무)의 위치는 어떻게 되는지

- 둘째, 가로수 등의 식재패턴은 어떻게 되는지

- 셋째, 중간목의 독립수(R15~20)의 위치는 어떻게 되는지

- 넷째, R12이하의 소교목의 위치 및 식재패턴은 어떻게 되는지

           (모아심기인지, 자연식재패턴의 흩부리기인지-설계자의 의도판단이 중요)

 

 어느 정도의 규격을 대형목, 중간목, 소교목으로 구분할 지는 설계된 공간의 무게감 또는 금액적인 여건에 따른 전체 수목의 규격사이즈를 판단해서 적절히 구분해 줍니다.

 

이렇게 순서대로 보면서 수목을 파악해 나가면, 공간의 위계가 정리되고 설계자의 설계의도가 명확하게 이해됩니다.

즉 공간을 채우는 우선 순위 및 공간의 중요도가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면, 시공도 대형목, 중간목, 소교목의 순서로 식재할려고 합니다.

그리고, 수종을 변경이 필요하더라도 일차적으로 설계자의 공간의 위계는 무너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2) 고객(발주처 감독)을 만나서 협의할 때, 수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전에 수목의 볼륨을 먼저 표현합니다.

 

즉, 수목은 수종을 표현하기에 앞서서 볼륨을 먼저 설명합니다.

 

교목은 (상록수/ 낙엽수로 일차적으로 구분하고) 대표목/ 중간목/ 소교목 으로 구분하여 설명을 합니다.

 

여기에는 중간목크기의 나무를 심어면 좋겠고, 수종은 어떤나무들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우리끼리는 조경을 전문으로 하니까 수종이 중요하지만,

일반 고객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면, 

상록수냐 낙엽수냐가 일차적으로 인식되고,

상록수는  소나무나 아니냐의 구분이 될 것니다. 소나무는 비싼나무라는 인식이 강해서...

 

다음으로 낙엽수는 꽃피는 나무냐 아니냐 정도의 구분만 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세부수종에 대한 언급은 그다지 중요하게 구분하여 생각하지 않습니다.

 

디테일하게 수종별 세부적인 설명을 해줘도 전반적인 수목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는 그 차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가슴깊에 와닿지 않는 다는 겁니다.

오히려 우선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에 대해서 혼란만 가중 될 뿐이지.

 

실제로, 설계되어 있는 구하기 힘든 나무를 어렵게 구했는 데 수형이 나쁜 것보다는 

흔한 나무라도 수형이 좋은 나무 가져오는 것을 고객은 더 좋아합니다.)

 

관목은 키큰관목/철쭉류/상록성관목으로 먼저 구분해서 설명해주고,

여기에는 키큰관목을 모아심으면 분위기가 더 좋겠고, 철쭉류는 어떤형태로 배식하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수종들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초화류는 키큰초화/지피성 초화/ 벼과 초화로 구분해서 언급합니다.

(제 자체적으로는 초화도 상록성이냐 비상록성이냐를 구분해서 전반적인 균형감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고객과의 의사소통에서는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공후에 느끼는 4계절의 균형을 위해서는 설계시에 반드시 초화도 상록성과 비상록성을 구분할 필요는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우선적으로 고객과 느끼는 공간 볼륨에 대한 눈높이를 맞출수 있고,

 

그다음에 금전적으로 민감한 수종에 대한 언급을 하면,

금액에 따라서 수종을 바꾸거나 규격을 조정하더라도 전체적인 볼륨에 대한 정리가 되어 있으면 전체적으로

움직이더라고 고객사와 맞춘 눈높이는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정리하기

 

 

나름대로 헛소리가 길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조경도면(배식도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설계된 공간(조경도면)에서, 수종에 국한하여 집착하지 말고,  

수목의 볼륨별 위치 파악(공간의 위계파악)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조경에서 설계도면은 (타분야의 설계와는 달리)

공간별 위계의 중요성과 표준수형에 따른 컨셉을 제시하는 단계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하면,

시공단계에서는 공간의 위계와 컨셉을 유지하는 것이 도면대로 시공하는 것이지,

도면의 표기에 집착하여 위계를 무시해버리거나,

소소한 디테일의 실수를 핑계로 전체 컨셉을 틀어 버리는 것은

시공자의 의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설계자는 명확한 컨셉과 공간의 위계가 전달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도면에 글로 표현하거나 사례사진을 첨부해도 좋을 것 같아요.

주요부분에는 어떤 컨셉으로 시공하라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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