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시비
출처 : 관리-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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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나무야] 수목관리 – 시비
앞선 기고에서 식재지 토양이 수목 생장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식재를 전후하여 토양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개량하는 요령을 설명한 바 있다. 이러한 토양개량 조치에도 불구하고 식재된 수목의 생장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토양을 개량해주거나 부족한 영양소를 인위적으로 공급해줄 필요가 있다. 이번 회에서는 토양개량에 이어 수목에 영양을 공급하는 시비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한편 시비요령은 토양의 유형과 수목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여 이를 자세히 다루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이 분야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결과를 종합 정리한 미국의 ‘토양관리표준’(ANSI A300(Part 2)-2011 Soil Management) 중에서 시비에 관한 내용과 국제수목관리학회(ISA, International Arboricultural Society)의 ‘수목 시비에 관한 최적관리실무’(Best Management Practice - Tree and Shrub Fertilization)를 소개하기로 한다.
시비는 왜 하는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시 토양은 공사과정에서 표토가 제거되고 낙엽 공급이 차단되어 영양분 순환이 붕괴된 상태이기 때문에 도시수목은 영양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거나 해결하고 수목의 활력을 증대시켜 원하는 생장, 개화, 결실 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비를 통한 인위적인 영양소 공급이 필요하다.
수목의 생장단계별로는 성목은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준성숙목은 적절한 생장과 활력 유지를 위해, 어린 수목은 빠른 생장을 위해 비료를 적용하게 된다. 그러나 수목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장하기 때문에 현저한 생육장애가 나타나지 않으면 비료를 적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도시수목에 대한 불필요한 비료 적용은 시비 비용뿐만 아니라 웃자란 가지를 전정하는 비용까지 유발시켜 예산 낭비를 가중시키게 된다.
시비 의사결정을 위한 기초조사
시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기초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토양과 잎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잎을 분석하면 잎의 영양소 수준을 확인할 수 있고, 토양을 분석하면 토양의 영양소 수준과 염 함량, 산도와 알칼리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확보한 자료는 공급할 영양소의 종류와 양, 비료의 유형, 시비에 앞서 실시해야 하는 사전 조치 등을 결정하는데 기초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에는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분석결과에 기초한 맞춤형 비료를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비 시기
시비의 적기는 뿌리가 비료를 흡수할 수 있는 시기와 일치한다. 낙엽수의 경우 뿌리의 활동은 눈이 트기 전에 시작하여 낙엽이 진 후에 종료되기 때문에 봄에 눈이 틀 때부터 가을에 단풍이 들 때까지가 시비하기에 적합한 시기다. 속효성 비료는 물에 녹은 후 뿌리에 흡수되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관수하기 직전이 적기이며, 휴면기나 가뭄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적용된 비료가 증발되거나 흩어지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 완효성 비료는 시기에 크게 제약을 받지 않고 적용할 수 있다.
영양소는 수목뿐만 아니라 병해충의 생장도 촉진하며 수목의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특정한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에는 시비를 삼가야 한다. 또한 수목 내에 남아 있는 제초제의 잔효성(殘效性, residual activity)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경우에도 시비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비료 선택
식물은 생장에 필요한 필수영양소 중에서 탄소(C)와 수소(H), 산소(O)는 공기와 물에서, 질소(N)는 토양에 공급되는 유기물을 통해, 이들을 제외한 기타 영양소들은 토양 광물에서 각각 확보한다. 일반적으로 공기와 토양에 존재하는 영양소는 토양의 극단적인 pH로 인한 불용성 문제를 제외하면 수목이 자라는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흔치않다.
다시 말하면 결핍으로 인해 문제가 되는 영양소는 주로 자연 상태에서 유기물에 의해 공급되는 질소다. 따라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비료도 대부분 이를 보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완전비료라고 부르는 복합비료에도 총 질소(Total Nitrogen)가 유효 인산(Available Phosphate, P2O5)이나 수용성 칼륨(Soluble Potash, K2O)보다 많이 함유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토양이나 잎 분석 없이도 큰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비료는 N:P:K 비율이 3:1:1이나 3:1:2인 범용적인 비료이며, 야자수는 칼륨 비중이 높은 3:1:3의 비료가 좋다.
수목에 대해서는 영양소의 용탈, 염이나 비료가 토양 용액의 삼투압을 높임으로써 뿌리에서 수분을 탈취하여 발생하는 뿌리 ‘화상’ 피해 등을 줄일 수 있도록 질소가 천천히 방출되는 완효성 비료의 적용이 권장된다. 완효성 비료란 물에 잘 녹지 않는 불수용성질소(WIN, water-insoluble nitrogen)가 총 질소 함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비료를 말하며 우리나라에서는 WIN 함량표시가 없기 때문에 제조회사에 문의해야 한다.
토양 pH도 시비에 영향을 미치는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토양의 산성이나 알칼리성이 너무 강할 때에는 시비에 앞서 pH를 적정 수준으로 교정해야 하며 약산성(pH<5.0) 토양이면 암모니아성 질소비료를 삼가고 약알칼리성(pH>7.2) 토양이면 산성화시키는 비료를 적용하는 것이 좋다.
시비 량 계산
적용하는 비료의 양은 앞서 언급한 토양과 잎을 분석한 자료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하는데 이보다 부족하면 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과다하면 뿌리가 ‘화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시비량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량을 기준으로 시비하면 무난하다.
ㅇ 지효성 비료 - 한번에 1~2kgN/100㎡를 적용하되, 12개월 누적으로 2.9kgN/100㎡ 이내
ㅇ 속효성 비료 - 한번에 0.5~1kgN/100㎡를 적용하되, 12개월 누적으로 2kgN/100㎡ 이내
▲ [그림 1]구형으로 자라는 수목은 수간에서부터 낙수선 주위에 이르는 구역에 비료를 적용한다.
비료 적용구역
시비는 비료를 흡수하는 세근이 집중되어 있는 구역에 실시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세근은 수직적으로는 지하 15cm 내외에, 수평적으로는 수간으로부터 낙수선 부근에 이르는 구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따라서 지하 차표층(次表層, subsurface – 지표 바로 밑 토양층)에 적용할 때에는 깊이 10~20cm에, 지표면에 적용할 때에는 수간에서부터 낙수선(落水線, drip line)에 이르는 구역에 각각 적용하는 것이 좋다(그림 1).
원추형으로 생장하거나 인위적으로 수형이 축소된 교목은 낙수선을 기준으로 비료를 적용하면 구역이 너무 좁기 때문에 흉고직경(지상 1.4m)에 12~18을 곱하여 수간에서부터 비료를 적용할 구역의 반경을 구하면 된다. 예를 들면 흉고직경이 20cm인 원추 또는 원주형 수목의 비료 적용구역 반경은 2.4~3.6m가 된다.
시비 방법
비료를 적용하는 방법에는, 토양에 적용하는 방법과 잎이나 수간에 직접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 토양에 적용된 비료는 뿌리를 통해 수목의 각 조직으로 확산되는데, 영양소의 토양 내 이동성에 따라 적용되는 위치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질소(N)는 토양 내 이동성이 좋기 때문에 토양 수분이 적절한 경우 지표면 적용이 효과적이고, 인(P)은 토양과 결합해야 뿌리지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차표층 시비가 좋으며, 토양 내 이동성이 중간인 칼륨(K)도 차표층에 적용하는 것이 효과가 높다.
차표층 시비는 직경 5~10cm, 깊이 10~20cm의 구멍을 건조한 비료로 채우거나 액체의 비료를 관주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유의할 점은 뿌리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비료가 적용구역 내에 고루 적용되도록 하고, 구멍은 지표면으로부터 5cm 정도를 남겨두고 비료를 채우는 것이다.
비료는 토양에 적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수목이 전통적인 시비에 반응하지 않거나 포장 등으로 뿌리 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 시스템이 부족한 영양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없는 경우(토양 pH가 미량원소 용해를 방해하고 있을 때)에는 제한적으로 엽면살포나 수간 적용으로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다.
엽면살포는 가시적인 영양결핍 현상을 단기간에 경감시킬 필요가 있을 때 활용하는 방법으로 결핍현상이 발생한 잎이 충분히 젖도록 살포해주면 된다. 이 방법으로 적용되는 비료는 주로 질소, 철, 아연이며, 그 효과는 1년을 넘지 않는다. 살포된 영양소는 어린 잎이 가장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과다적용하면 피해를 입기 쉬우며 이러한 비료적용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비료를 수간에 적용하는 방법으로는 수간 주사와 수간 삽입이 있다. 수간 적용은 주입할 수 있는 양의 제약 때문에 미량원소를 공급하는 경우에 효과적이다. 수간 주사는 변재의 도관이 막히지 않도록 날이 날카로운 비트를 장착한 천공기로 가는 구멍을 뚫고 비료를 주입하는 방법인데, 주입하는 위치는 근원에 가까울수록 좋다. 적용 시기는 잎이 완전히 전개된 후 늦봄이나 초여름이 좋으며 잎이 전개하고 있을 때 적용하면 잎의 가장자리가 괴사하는 약해가 발생할 수 있다. 수간 주사를 할 때 발생한 상처는 변색과 부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용을 연 1회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제품도 1회 주입으로 효과가 3년 이상 지속되는 것이 좋다.
수간 삽입은 비료를 담은 캡슐을 형성층 안쪽 변재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수간 주사보다 상처는 크지만 연중 언제든지 적용할 수 있고 적용 후에 제거할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 이규화(서울대 식물병원 외래임상의·농학박사)
이규화 집필위원 leenahn@naver.com
출처 : Landscape Times(http://www.latimes.kr)
'3. 수목생리&시공&관리 > [수목] 토양&비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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