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건설회사에서 조경을 담당하는 직원입니다.
대규모 프로젝트 위주로 투입되다 보니까
조경공사의 백미라고 하는 정원을 만들어볼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이번 현장은 정원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대규모 건물조경, 공원등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과 기술노하우가 필요한 정원을 시공해 보면서
느끼는 생각들을 정리해 봅니다.
일반적인 내용보다는 내가 느끼는 점만 모아볼려고 합니다.
이름하여 '더 멋진 정원을 만들고 싶어서..'
1) 공간구성에 관하여...
2) 식재기술에 대하여...
3) 식재이외의 부분에 대해서...
4) 초화의 활용에 대해서...
1)공간 구성에 대해서
정원은 넓어 보이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원을 생각해보면
넓은 잔디밭 가운데 스프링클러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고,
여기저기 울긋불긋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들, 가장 이상적으로 그려지는 그림이 아닐까요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나 기타의 이유로 넓은 면적의 정원을 소유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 것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정원설계 및 시공단계에서 시각적으로 공간이 최대한 넓게 느껴지도록 끊어지는 녹지(잔디)가 생기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는 시공단계에서 흙색의 유혹에 빠져 녹지를 끊어버리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흙바닥의 정원부지에 나무를 심어나가다 보면, 여기저기에 나무로 공간을 채우게 되고,
채우지 않고 비워두면 뭔가 어색합니다.
과감하게 공간을 비워두겠다는 생각은 없어지게 되지요 (특히 키큰 관목을 심을 때 많이 실패합니다)
이렇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흙의 황토색과 나무의 녹색에 따른 색감대비로 인한 착시현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흙만 남아 있는 부분은 왠지 허전한 것 같아서 자꾸만 심게 되지요
하지만, 최종적으로 잔디를 깔아버리면 비워둔 공간(흙바닥)이 오히려 수목보다 더 질감좋은 녹색(잔디)로 채워지기 때문에 더 넓고 시원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네요
-수목(교목, 키큰관목)은 펼쳐진 잔디밭 끝에 배치되도록 하자
-정원이 좁기 때문에 수목식재시 수목(교목, 특히 키큰관목)에 의해서 녹지(잔디밭)가 끊어지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한다... 즉, 수목(특히 기큰관목)이 잔디밭의 중간부분에 배치되어선 안됨(끝 부분에 배치)
-꺽어진 코너가 있는 경우는 코너부분의 잔디가 전면부의 잔디와 같이 연결되도록 보여야(수목에 의해서 가려지지 말아야) 잔디가 더 넓어 보인다.
정원의 메인 VIEW는 무엇일까
정원설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어떤 VIEW를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정원내에서 본 VIEW가 중요한지...
-외부에서 정원(건물)을 본 VIEW가 중요한 지...
아래의 이미지는 내가 근무하고 있는 현장의 설계인데,
리조트라는 관점에서, 외부에서 건물을 바라볼 경우를 MAIN VIEW로 보고 설계한 것이다. 따라서 외부에서 볼 때는 건물과 보기 좋으나, 프라이버시한 공간이 없고, 건물안의 아늑한 정원의 공간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일반적인 정원설계는 정원내에서의 공간이 중요하므로 건물과 붙여서 잔디밭의 수평적 요소가 있고, 외곽부에 수목을 배식하는 것이 좋다. 정원에서의 아늑함이 중요
▲위 이미지는 외부에서 보기 좋지만, 건물(창)에서 본 VIEW는 좋지 못하다.
즉, 투시도(외부)에서 보기 좋지만, 내부(창, 이용자)에서 보는 경관은 좋지 못하다. 즉 내부에서 보기 좋으려면, (내부에서 볼 때) 수평적 잔디밭이 먼저 보이고 수목이 뒤에 가야 한다. C304의 창에서 본 경관사진을 생각해보자
◀ 이 집은 바깥에서 본 VIEW를 위주로 시공했다. 즉, 정원에서의 아늑함은 부족하다. 현관문에서 정원을 바라보면 횡한 느낌이랄까 나무가 감싸주는 아늑함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