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습이 나무(생장)에 안좋은 이유는?
나무뿌리 주변에 물이 많이 고여있으면(습하면)(or 논흙에 나무를 심으면)
뿌리가 썩어서 죽는다. 뿌리도 호흡을 해야 하는데 호흡을 못한다,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등 정도로 알고 있는게 보통의 상식입니다.
이를 좀더 과학적으로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1) 식물호르몬의 부정적 영향
우선, 식물호르몬과의 관계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식물호르몬은 식물생장에 관여하는 물질로, 주요한 식물호르몬은 5개군으로 구분합니다.
여기에는 생장을 촉진하는 옥신, 지베렐린, 사이토키닌과
생장을 억제하는 에브시식산, 에틸렌이 있습니다.
생장촉진제 – 옥신(auxin), 지베렐린(GA, gibberellin), 사이토키닌(cytokinin)
생장억제제 – 에브시식산(ABA, abscisic acid), 에틸렌(ethylene)
뿌리의 과습문제는 에틸렌과 관련이 있습니다.
잠시 에틸렌을 소개해 봅니다.
에틸렌은 2개의 탄소가 이중결합으로 연결된 간단한 구조를 가진 기체이다.
식물내에서 methionine(아미노산의 일종)란 물질이 ATP와 결합하여 SAM이란 물질을 형성하면서 ACC가 발생되고 이것이 산소와 결합하여 에틸렌이 된다.
즉, 에틸렌 생산에는 ATP가 소모되고, O2를 요구합니다. 심한 산소부족상태에서는 methionine(아미노산의 일종)이 에틸렌으로 최종 생합성되어 배출되지 못하고, 전구물질인 ACC상태에 머물르게 된다.
에틸렌은 종자식물의 살아있는 모든조직에서 생산되는데, 뿌리에서는 비교적 적은 양의 에틸렌이 생산된다고 합니다.
에틸렌은 식물의 조직을 문지르거나 압력을 가하거나 상처를 입을 때, 미생물과 곤충의 공격을 받을 때, 한발 피해를 입을 때에도 생산된다.
에틸렌 기체는 수용성이 아니기 때문에 통도조직을 통하여 이동하지 않으며, CO2처럼 빠른 속도로 세포간극이나 빈 공간을 통하여 확산되어 전 조직으로 쉽게 이동한다.
뿌리가 오랫동안 침수되어 있다면(or 뿌리 주변이 과습하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뿌리에서 생산된 에틸렌은 뿌리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확산에 의해서, 줄기로 이동하여 여러가지 독성을 일으키게 됩니다.
침수가 장기간 지속되면 산소부족으로 인해 에틸렌의 전구물질인 ACC가 축척되며, 줄기로 이동하여 줄기에서 산소를 공급받아서 에틸렌으로 바뀌게 됩니다.
에틸렌으로 인한 독성은 잎의 황화현상, 줄기의 (길이방향)신장억제와 더불어 줄기의 비대촉진, 잎의 상편생장(엽병의 위쪽이 더빨리 자라서 잎의 아래쪽으로 말려 들어감), 잎이 시들면서 탈리현상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뿌리의 신장도 억제되며, 간혹 부정근이 발생하면, 병균에 대한 저항성이 약해집니다.
여기에서 추가로 이해해야 할 부분이 식물이 이용하는 물입니다.
물은 중력수와 모세관수, 결합수로 구분해볼 수 있는데요
식물이 좋아하는(이용하는) 물은 중력수가 아니라, 모세관수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과습이라는 것은 모세관수가 아닌 중력수가 많이 고여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습이 좋지 않은 이유가 설명이 되나요??
2) 뿌리의 산소호흡 방해
또다른 설명으로 뿌리의 산소호흡을 언급한다.
호흡이라는 것은 원형질을 가진 살아있는 세포(유세포)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당을 소모하여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APT)를 얻는 과정이다.
나무의 잎, 눈, 가지, 수간, 뿌리 등 거의 모든부위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쉽다. (단, 나무의 심재부위 세포는 대부분 죽어 있기 때문에 호흡량이 거의 없다.)
그중 뿌리를 살펴보자
뿌리는 무기염을 흡수하는데 ATP를 소모하기 때문에 호흡량이 당현히 많을 수 밖에 없다.
뿌리의 호흡량은 보통 나무 전체 호흡량의 8%가량 된다고 한다.
통상, 뿌리가 호흡을 하기 위해선, 산소가 필요하고 이의 공급을 원활히 받기 위해서, 세근의 90%가량이 표토 20cm 깊이 이내에 모여있다.
과습이 되면,
우선 뿌리의 산소공급을 막게 된다.
산소공급과 호흡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뿌리 호흡이 제대로 못하게 되다.
이로 인해 당연히 세근이 성장이 멈출 수(지연될 수) 밖에 없고, 깊은 곳의 세근은 산소결핍으로 고사가 진행된다.
또 호흡이 불량하여 ATP가 적어 지게 되므로, 무기염의 흡수도 저할 될 수 밖에 없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맨위에서 언급했듯이
뿌리가 장기간 물속에 침수되어 있을 때, 뿌리에서 메탄가스와 에틸렌가스(생장억제 호르몬)이 발생하여, 발근을 지연시킬 뿐 만아니라, 지상부로 이동하여 잎의 황화현상을 유발하거나 상편생장으로 잎이 아래로 휘어 말려들어간다
(참고로,
수목이 여름 건조기에 자주 고사하는데, 이는 장마기의 연속된 비로 토양이 과습상태로 되어, (발생하는 에틸렌(or 전구물질인 ACC상태)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여) 뿌리생장이 억제되며, 깊은 곳의 세근(뿌리)은 산소결핍으로 고사하게 된다. 그리고 세근은 얕은 곳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때 격심한 건기가 오기 때문에 고사하게 된다.)
이런 메카니즘으로 인해 과습이 수목생장에 좋지 않다.
조경공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뿌리의 발근이 지연, 세근의 고사가 가장 큰 문제로 와 닿으며
조경수를 생장하는 입장에서는 무기염의 흡수능력저하로 인한 수목의 생장(굵기, 키)이 지연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와 닿는 공통적인 문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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